반응형 전체 글25 할로윈 집꾸미기, 아이디어와 공간의 변신 작년 가을, 동기와 함께 할로윈 분위기로 집을 꾸미기 위해 의정부‧양주 일대를 샅샅이 돌았으나 만족스러운 소품을 찾지 못했습니다. 그러다 중고거래 앱 ‘당근’에서 어린이집이 폐원하며 정리 중이던 ‘할로윈 풀세트’를 발견해 단숨에 거래를 성사시켰고, 덕분에 공간을 완벽하게 변신시킬 수 있었습니다. 준비부터 완성, 그리고 손님 반응까지의 과정을 담았습니다.금요일 밤 그녀에게 건 전화, 토요일의 쇼핑 작전이 시작되다작년 10월 첫째 주 금요일 밤, 민박 거실 블라인드 틈 사이로 가을 달빛이 스며드는 시간이었다. ‘이번에는 제대로 된 할로윈을 연출하고 싶다’는 욕심이 번뜩이자 나는 곧장 대학 동기인 그녀에게 전화를 걸었다. 나보다는 확실히 이쪽으로 지식이 풍부한 그녀였다. “아이디어는 넘치는데 구현이 막막해, .. 2025. 7. 11. 임진강 댑싸리 공원, 그림같은 풍경, 붉은 바다 작년 10월, 저는 연천군 중면 삼곶리에 위치한 임진강 댑싸리 공원을 처음 찾았습니다. 2만여 그루의 붉은 댑싸리와 가을 하늘이 선사한 황홀한 풍경을 혼자 걸으며 느꼈고, 그날의 설렘과 감동을 기록으로 남깁니다.첫 발걸음부터 압도된 화폭 같은 풍경작년 가을, 구름 한 점 없이 투명하던 10월의 하늘 아래 나는 혼자 운전해 임진강 댑싸리 공원을 찾았다. 삼곶리로 향하는 도로는 양쪽으로 황금빛 벼 이삭이 흔들렸고, 산 능선은 시월 특유의 선명한 코발트색으로 빛났다. 안내 표지를 지나자마자 주차장은 이미 만차라 다소 떨어진 임시 구역에 차를 세웠다. 주차장에서 공원까지 길을 걷는 동안 “조금 늦었나” 싶었지만, 댑싸리 물결이 시야를 가득 채우는 순간 그 아쉬움은 순식간에 사라졌다. 초록에서 붉은 기로 완전히 .. 2025. 7. 11. 연천 동막계곡, 시원한 여름휴식 작년 한여름 주말, 연천 동막계곡의 잘 알려지지 않은 구역에서 친구 두 명과 함께 물놀이를 즐겼습니다. 무더위는 그대로였지만 맑고 깊은 계곡 물은 몸과 마음을 단숨에 식혀 주었고, 돌아오는 길에는 계곡 입구 노점에서 파전과 시원한 음료를 나누며 여유를 만끽했습니다. 그날의 차분한 풍경과 소소한 후일담을 기록으로 남기려 합니다.숨은 계곡을 찾아 떠난 한여름의 약속작년 7월 셋째 주 토요일, 휴대전화 온도계가 한낮 34도를 가리키던 오후 두 시 무렵, 우리는 연천 동막계곡을 향해 천천히 올라갔다. 알려진 피크닉 구역보다 더 깊숙한 곳, 물가로 향하는 짧은 길을 걸을 때 발밑에서 마른 솔잎이 바삭거리며 부서졌고, 숲 위로 끓어오르던 열기는 체감으로 30도를 훌쩍 넘겼다. 그러나 계곡이 가까워질수록 숨소리에 섞.. 2025. 7. 11. 여름밤 불멍, 별빛 그리고 깊은 고요 여름밤, 손님들이 바비큐를 마친 뒤 저는 먼저 모닥불을 지피고 혼자만의 불멍을 3~5분가량 즐깁니다. 그 순간 고요를 가르는 풀벌레 소리와 별빛 아래 춤추는 불꽃이 마음을 차분하게 다듬어 주고, 이어서 손님을 불러와 마시멜로를 나누며 짧지만 깊은 담소를 이어 갑니다. 불멍으로 연결된 이 작은 인연은 연천 야경과 어우러져 특별한 기록을 남깁니다.마당에 남은 열기, 모닥불 앞 3분의 정적금요일 밤 아홉 시를 막 넘긴 시각, 바비큐 불판을 치우고 숯불 잔열을 정리하면서 마당 한가운데 새 모닥불 자리를 잡는다. 아직 지면은 낮 동안 달궈진 열기를 머금고 있으나, 장작이 한두 번 튀며 불씨를 품기 시작하면 열기는 불꽃으로 향하고 공기 끝은 도리어 살짝 서늘해진다. 나는 늘 이때 손님을 바로 부르지 않고, 불 앞에.. 2025. 7. 11. 6월 어느날 여름비 뒤 마당 흙내음의 저녁 기록 여름 소나기가 지나간 직후에도 기온은 크게 내려가지 않아 몸이 쉽게 끈적해집니다만, 비에 젖은 마당 흙냄새와 촉촉한 공기에는 분명 특별한 위안이 깃들어 있었습니다. 금요일 저녁부터 일요일까지 연천에 머무는 동안 제가 직접 느낀 이 미묘한 불쾌함과 잔잔한 편안함을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찝찝함으로 시작된 저녁, 한 겹 벗겨지지 않은 더위금요일 오후 다섯 시, 연천 집 주차장에 차를 세우자마자 빗줄기가 끝나는 듯싶더니 이내 더 굵어져 지붕을 두드렸다. 여느 해 여름비라면 들끓던 더위를 식혀 줄 터였지만, 올해 장마는 열기를 잠시도 놓아주지 않았다. 비가 머무른 시간은 겨우 한 시간 남짓이었지만, 방금 내렸다는 증거를 남기려는 듯 마당은 반짝이는 물막으로 코팅됐고, 저장된 열기는 그대로 남아 습기와 뒤엉켜 뜨거.. 2025. 7. 11. 한여름 밤 책상 위 노트북 빛 모두 잠든 깊은 밤, 방 안을 밝히는 것은 노트북 불빛뿐입니다. 저는 여름 특유의 눅눅한 더위를 선풍기 바람으로 견디며, 조용히 글을 편집하고 하루를 정리하는 시간을 가지곤 합니다. 화면 속 흰빛이 어두운 방을 비출 때, 창문 밖 풀벌레 소리와 따뜻한 밤공기가 어우러져 고요하지만 풍성한 여름밤을 선사합니다.고요와 빛이 교차하는 시각, 노트북을 켜다밤 열한 시를 조금 넘긴 시간, 마을 길가 가로등이 사각사각한 전등빛을 도로 위에 뿌리고 논둑의 풀벌레가 합창을 시작하면 집 안은 갑자기 속이 빈 듯 적막해진다. 낮 동안 데워진 마루는 아직 미지근한 열기를 품고 있지만, 선풍기 바람이 그 열기를 둥글게 흩어 놓아 방 안은 눅눅하지도, 완전히 시원하지도 않은 애매한 온도로 유지된다. 나는 거실 벤치에서 일어난 뒤.. 2025. 7. 11. 이전 1 2 3 4 5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