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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의 냄새를 따라 걷다, 시간 위에 겹쳐진 감정들 연천에 머문 지 이제 2년 좀 안되게 넘기며 2번의 사계절을 모두 겪어나가고 있습니다. 논과 밭, 산과 강, 사람들과 동물들, 모든 것에서 계절의 변화가 분명하게 느껴지며, 뚜렷한 계절은 나에게도 조용한 변화를 남겼고, 나는 그 흐름 속에서 천천히 적응해가고 있습니다.첫 계절, 낯설었던 여름의 공기2023년 8월, 나는 연천에 들어왔다. 처음 마주한 이곳의 여름은 무더웠지만, 도시와는 확실히 다른 느낌이었다. 시야를 가득 채우는 논과 밭, 바람이 지나가는 산과 들, 그리고 그 사이로 날아다니는 새들과 곤충들. 처음엔 모든 것이 낯설었지만, 시간이 조금 지나자 이곳의 여름 냄새가 기억에 스며들기 시작했다. 바람은 축축했고, 땅은 뜨거웠고, 개울가 근처에서는 풀 내음이 짙었다. 그 속에서 제비와 왜가리가 저.. 2025. 7. 9.
버스에서 내려 걷는 하루, 소음과 고요 사이의 풍경 연천에서는 버스를 자주 타진 않지만, 가끔 타게 될 때가 있습니다. 논과 밭, 산과 동네길이 반복되는 창밖 풍경은 어쩐지 익숙하고 편안하며, 목적지를 지나쳐 내려 걷게 되는 일도 있지만, 그런 소소한 틈들이 오히려 내 하루에 조용한 여운을 남깁니다.버스 안에서 흐르는 낯익은 풍경과 작은 인사연천에서는 보통 자가용으로 이동하는 편이다. 버스를 타는 일은 드물다. 차가 고장 났거나, 가족이 차를 쓰는 날, 어쩔 수 없이 선택하는 이동수단이 버스다. 하지만 그 어쩔 수 없음이 꼭 불편한 건 아니다. 오히려 이따금 타는 버스는 조금 다른 하루를 선물해 준다. 서울에서의 버스는 언제나 바쁘고 어수선하다. 창밖은 정신없이 바뀌고, 속도감에 따라 감정도 조급해진다. 하지만 연천의 버스는 다르다. 사람이 많지도 않고,.. 2025. 7. 9.
시골 동네길의 조용한 하루, 담소와 풍경 그리고 부지런함 연천의 동네길을 따라 천천히 걷다 보면, 묘하게 조용한 감정에 사로잡히게 됩니다. 아기자기한 마을 골목을 지나며 마주치는 어르신들과의 짧은 인사, 부지런히 움직이는 사람들, 그리고 푸르게 펼쳐진 논 위로 날아오르는 왜가리까지. 이 모든 풍경은 설명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흘러가며, 나는 그 안에 가만히 섞입니다.마을의 아침, 담백하게 흘러가는 시간나는 종종 연천의 작은 동네길을 걷는다. 이 길은 특별한 산책로가 있는 것도 아니고, 풍경이 웅장한 것도 아니다. 하지만 이 길이 나에게 주는 감정은 어떤 유명한 장소보다 강하게 남는다. 길을 나서면 마을 어르신들이 집 앞 아무렇게나 나와 앉아 계신다. 이른 아침에도 이미 일과를 마친 분들도 있고, 마른풀을 정리하거나 작은 텃밭을 손질하는 모습도 보인다. 특별히 .. 2025. 7. 9.
연천 임진강 산책길, 강바람과 고양이 그리고 감정기록 연천군 왕징면과 군남면 사이를 흐르는 임진강. 그 강을 따라 걷는 길은 저마다 다른 감정을 품고 있습니다. 왕징면에서는 머릿속을 비우고 감각을 깨우는 산책을, 군남면에서는 천천히 걸으며 생각을 정리하거나, 때로는 풍경에 집중하며 아무 생각 없이 머무르기도 합니다. 고양이들과 바람, 그리고 멀리 보이는 강물의 흐름까지. 나는 이 길에서 복잡한 마음을 잠잠하게 다독입니다.강바람이 머리를 비우는 왕징면 산책길내가 가장 자주 걷는 길은 연천군 왕징면 쪽 임진강 강가다. 이 길은 그리 길지 않다. 오히려 짧기 때문에 더 자주 찾게 되는 산책길이다. 강은 정말 바로 옆에서 흐른다. 아무 생각 없이 걷다가 고개를 돌리면, 눈앞에 잔잔한 물결이 반짝인다. 강바람은 얇은 옷 사이를 스치며, 그날의 감정까지 털어내는 듯하.. 2025. 7.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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