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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이라는 루틴, 몸과 마음이 가벼워지는 순간

by 방구석기록자 2025. 7.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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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경기 출전 전

 

중학교 시절부터 이어 온 농구·야구·맨몸운동은 제 일상에 깊이 스며든 루틴입니다. 혼자일 때도, 동료들과 땀을 나눌 때도 운동은 몸과 마음을 맑게 해 주며, 그 모든 순간이 하루의 기록으로 남습니다.

하루를 열어 주는 아침 맨몸운동

새벽 공기가 아직 차가운 시간, 체육관 피트니스 센터에 불을 켜면 적막이 먼저 맞아 준다. 스트레칭으로 관절을 깨우고, 푸시업과 스쿼트로 혈액을 돌린다. 땀이 첫 방울 떨어질 즈음 창문 너머로 햇살이 들면, 몸에서 맑은 신호가 켜지는 듯하다. 업무가 시작되기 전까지 30분 정도 샤워를 하러 간다. 이 짧은 루틴이 하루의 윤곽을 고르게 다듬어 준다. 최근에는 어깨 안정화와 햄스트링 스트레칭에 시간을 더 쓰고 있다. 부상을 피하고 오래 움직이기 위해서다. 작은 근육이 깨어나는 느낌은 하루를 설계할 때 밑그림 한 장을 받는 기분이다.

일요일의 농구, 함께 뛰는 것만으로 충분한 이유

일요일이면 파주 본가 나의 모교 체육관으로 향한다. 중·고교 때부터 함께한 친구들, 선배들, 그리고 당시 체육 선생님까지 코트를 채운다. 경기 시작 전 농구화 끈을 동여매면 과거의 숨소리가 되살아난다. 코트를 왕복하며 볼이 손을 떠나고 다시 돌아올 때, 몸이 흔들리는 만큼 마음은 안정된다. 얼마 전 동호인 대회에 출전해 2패로 예선 탈락했지만, 결과는 오래 남지 않았다. 경기 후 서로 어깨를 두드리며 “오늘도 고생했다”라고 웃던 그 순간, 땀이 식어 가는 냄새와 함께 우리 사이엔 또 하나의 두꺼운 기억층이 쌓였다.

토요일의 야구, 긴 호흡 속 짧은 전율

토요일에 야구 리그 경기가 있는 날은 대학교 동기와 함께 경기에 출전한다. 투수 마운드에서 공을 쥐면 주중의 복잡한 생각이 한껏 뒤로 물러선다. 지난 경기에서는 4이닝 동안 4실점으로 크게 점수를 내주지 않았고, 팀 타선도 불꽃같이 터졌다. 12:4 깔끔한 승리. 기록지에 남는 숫자보다 강렬했던 건 더그아웃으로 들어오는 길에 마주친 동료들의 눈빛, “오늘 공 끝내줬다”라는 짧은 한마디였다. 야구는 정적과 폭발이 교차하는 운동이라, 그 여운이 코끝 깊이까지 스며든다.

평일과 주말을 잇는 지도, 후배들과의 시간

평일 오후에는 모교 고등학교에서 방과후 강의를 한다. 운동을 가르칠 때마다 “부상 없이, 재미있게, 뭔가 얻어 가자”라는 말을 입버릇처럼 반복한다. 내가 중학생이던 시절, 처음 운동했을 때를 생각해 본다. 누군가에 도움 없이 독학으로 운동을 했었다. 그 후 체대입시 학원에서 4년간 운동을 했지만, 이곳은 대학을 가기 위해 운동하는 공간으로 부상의 위험이 많았다. 나의 후배들에게는 좋은 것만 알려주고, 안전하고 효율적이게 운동을 알려주고 싶었다. 나는 안내자에 가깝다. 내가 겪은 안 좋은 것들은 스스로 거두고 좋은 것만 나눈다. 운동을 마치고 나서 학생들의 "감사합니다" 한마디는 강의를 준비한 노력이 결코 헛되지 않았음을 알려 준다.

땀으로 적은 하루, 기록의 자리에 남다

운동이 내게 주는 가장 큰 선물은 경쟁의 짜릿함보다 함께 땀 흘린 뒤 건네는 “수고하셨습니다”라는 말, 그리고 스스로 약속한 루틴을 지켰다는 성취감이다. 농구 코트의 고르지 못한 호흡, 야구 마운드에서 느꼈던 정적, 새벽 맨몸운동의 고요한 집중, 모든 감각이 하루를 단단히 지탱한다.

밤이 되면 근육 곳곳에 남은 미세한 통증이 하루의 흔적을 알려 준다. 그때마다 메모장에 오늘의 세트 수, 아이들 수업 피드백을 짧게 적는다. 이렇게 움직임과 감정을 모으다 보면 하루라는 지도가 완성된다. 그리고 그 지도 한가운데, 땀과 호흡이 식어 가며 남긴 잔열이 조용히 머무는 곳이 있다. 그곳이 바로 나의, 그리고 우리의 '기록의 자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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